법정에서의 증인 보호활동

증인 보호활동

 

 

증인의 두려움과 보호의 필요성

대부분의 증인은 법정에서의 증언을 스트레스로 여기는데, 이는 특히 증인이 나이 또는 신체적, 정신적 능력부진 및 범죄 피해자라는 이유로 취약성이 있는 경우에 더 높은 강도의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범죄 상황에 노출되었던 사람이 그 일을 법정에서 말하게 된 아동 및 취약한 성인들의 심리적 욕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증인의 경우 '아직 어리고, 능력이 없거나 주변 환경' 때문에 취약할 수 있다. 따라서 어린 아동, 노인, 성폭력과 같은 특수 범죄의 피해자, 겁이 많은 증인 그리고 정신건강상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모두 취약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법정에서 취약한 증인에 대한 보호활동에는 다양한 것들이 있는데 이들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첫째, 증인 보호를 위한 증언 스트레스를 가능한 최소화 한다. 둘째, 증언을 하는 과정과 상황을 증인에게 최대한 효율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셋째, 법정에서의 증언이 증인의 삶에 끼칠 영향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법정에서 증인의 보호활동 첫걸음은 증인이 법정에서의 증언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것이다. 증인이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거나 정당하게 다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극도의 두려움을 가진다면 증언을 철회할 수도 있다. 실제로 진술을 끝까지 마무리 짓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피해자와 증인에 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들이 수사 및 기소 과정에 참여하게 되는 것과 재판까지 가는 것에 대하여 다양한 수준의 두려움을 느끼고 겪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피해자와 증인이 느끼는 두려움에는 학대자로부터 피해를 입는 두려움, 가족으로부터 배척당하는 두려움,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다른 사람의 반응에 대한 두려움 등이 있다. 그 밖에도 죄책감이나 책임감을 느끼거나 창피함 느끼거나 또는 겁을 먹게 될 수도 있다. 또는 증인의 진술 철회를 위해 가족들이 압력을 행사하거나 피고의 지인 및 친지들이 위협을 가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든 두려움의 정서는 취약성이 있는 증인들이 직면하는 문제가 된다.

 

취약한 증인을 위한 특별조치

영국에서는 증인이 법정에서 최선의 증거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특별 조치를 도입하고 있다. 특별 조치 중 몇 가지를 살펴보면 첫째, 차단막을 사용하여 증인이 피고와 직접 대면하는 일이 없도록 보호한다. 둘째,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증인이 법정 밖에서 증언할 수 있도록 CCTV 연결망을 사용한다. 셋째, 증거를 공개적인 방식이 아닌 언론이나 일반 대중은 볼 수 없도록 제시한다. 넷째, 사전에 녹음된 주요 증거, 반대 심문의 결과를 공유한다. 다섯째,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증인의 경우 중재인을 두거나 의사소통 보조도구를 활용하여 질문한다. 영국 이외 국가에서도 각 나라의 사법 체계가 기소중심적인지 또는 조사중심적인지에 따라 증인을 위한 특별 조치가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재판 전에 적용할 수 있는 특별 조치로는 재판 준비시키기 활동과 사회적 지지 제공이 있다. 준비시키기 활동은 증인의 욕구를 평가하고 지지를 제공하며 증인이 재판에 설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모든 과정을 말한다. 구체적인 활동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고 필요할 경우 전문가와의 상담을 제공하기, 관련 정보 제공 및 교육 실시, 증인이 법정과 재판 절차에 익숙해지도록 돕기, 재판 전에 법정에 찾아가 보기 등이 있다. 취약성이 있는 증인의 경우 법정 출두 전에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불안이 감소하고 효과적인 증언을 하는데 도움을 주어 증인을 보호할 수 있다. 

 

재판 과정 중 법정에서 증인을 보호하는 방법에도 사회적 지지가 포함된다. 예를 들어 판사가 증인이 재판 과정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거나, 증인이 요구할 경우 변호사와 판사는 치장 목적의 가발과 가운을 입지 않는다거나 증인의 도우미는 증언을 할 때 불안과 스트레스를 줄여 줄 수 있도록 증인의 곁에 자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또한 증인이 피고와의 직접적인 대면을 피하고 법정의 낯선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차단막을 설치하거나 CCTV 생중계를 사용하는 등 사회정서적 요인을 다루는 방법도 있다. 수사 초기 단계에 증인을 대상으로 면담을 진행하며 녹화해 두는 비디오 녹화 면담도 증언 시 증인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방법 중 하나이다. 

 

도전적인 법정 분위기

심리학과 달리 법률은 자기중심적 체계로 복지 같은 다른 체계의 진행 방식을 잘 고려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외부의 감독을 받도록 체계를 개방하는 것은 법조인에게는 도전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특별 조치를 경험한 증인은 덜 불안해하며 사건에 대한 증언 준비가 잘 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주류 법조 문화에서 보이는 저항은 압도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첫 번째 저항은 지연이다. 특별조치가 시행되는 등 많은 개혁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취약한 증인이 연루된 사건 처리가 지연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아동 증인의 경우 법정에 서기까지 길게는 12개월이 걸리기도 하는데, 이는 아동의 기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아동의 삶과 사회정서적 발달에도 영향을 끼친다. 

 

두 번째는 사전 녹화된 반대 심문 도입 반대이다. 사전 녹화된 반대 심문은 기억, 언어, 권위의 요인을 취약한 증인에 맞추어 진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영국 법에서는 사전 녹화된 반대 심문을 재판 시작하기 직전에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반대 심문의 장점을 상당 부분 없애는 규정이다.

 

세 번째는 중재인 개입이다. 중재인은 증인과 변호사 또는 판사 사이의 중간 대화자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언어적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증인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 법정에 중재인이 투입되는 경우는 드물다. 법조인이 취약한 증인을 배려하고 호의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는 사례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증인에게 직접 질문하는 것을 자신의 기본권이라 여겨 왔던 법률 전문가들에게 탐탁지 않았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