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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과 속임수 탐지 연구심리학 2024. 4. 5. 17:19
여기에서 말하는 속임수란 속이는 사람이 틀렸다고 여기는 것을 상대방이 믿게 하거나 이해를 높이려는 의도의 행위로 정의한다. 따라서 의도 없이 잘못 기억해 내는 것은 거짓말로 보지 않는다. 연구자들은 오랫동안 사람이 자행하는 속임수와 그 탐지를 연구하는 데 많은 노력을 쏟아왔다.
속임수에 대한 접근
속임수의 과정에 어떤 인지 및 정서적 과정이 작동하는지, 그 과정이 어떻게 진실을 말하는 사람의 행동과 구분지 어지는지에 대한 해답을 네 가지 접근을 통해 찾아볼 수 있다.
1. 정서적 접근
정서적 접근은 거짓말을 할 때 진실을 말할 때 겪은 것과 다른 정서를 일으킨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자신이 하는 말이 거짓말로 판정되어 따르는 결과에 대해 두려움, 공포를 겪을 수 있다. 이 접근에 따르면, 거짓말을 할 때 느끼는 정서는 행동으로 표출될 수 있다. 두려움과 공포 정서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에게 스트레스와 흥분을 겪게 하고, 이는 목소리의 음조를 높이고 얼굴을 달아오르게 만들며, 땀이 나게 하고 실수를 유발하게 된다. 정서가 강력할수록 그 작용이 커져 행동상 눈에 띌 정도의 정서적 흔적을 남기게 된다.
2. 인지적 부하 접근
인지적 부하 접근은 거짓말을 하는 것이 진실을 말하는 것보다 정신적인 부담이 더 크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거짓말을 하는 것이 진실을 말하는 것보다 더 어렵기 때문이다. 스토리를 지어낼 때 직접 경험한 것처럼 보이도록 자세해야 하지만 그것을 다시 반복해서 말해야 하는 상황에도 기억해 내기 쉽도록 간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지적 부담을 주는 과제는 말하는 사람의 시선을 딴 곳으로 돌리게 한다. 거짓말을 지어내는 데 집중할 때 상대방을 응시하거나 몸의 움직임을 많이 사용하면 주의가 산만해지고 거짓말이라는 들킬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일부는 말을 할 때 말하는 사이 간격이 길어지고 면담자의 질문을 받고 대답하는 사이의 간격도 길어진다.
3. 통제 시도 접근
통제 시도 접근은 거짓말을 하는 사람 스스로 속임수가 드러날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해 노출을 최소화하려는 시도를 보인다고 말한다. 거짓말이 들통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려는 시도 자체가 역설적이게도 거짓말임을 암시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흥분으로 인해 몸의 움직임을 제지하려 하면 과잉 통제를 불러와 자세가 부자연스럽고 뻣뻣해지게 된다.
4. 자기 제시 관점
거짓말과 진실을 말할 때 확연한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가정하는 앞선 접근법과 달리 자기 제시 관점은 거짓말쟁이와 진실을 말하는 자 사이의 유사성을 강조한다. 자기 제시는 타인에게 특별한 인상을 주기 위해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는 것을 말한다. 거짓말쟁이와 진실을 말하는 자 모두 정직해 보이고 싶어 한다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자기의 주장이 정직하지 않고, 타인을 믿게 만들려는 의도를 자신이 알고 있기 때문에 관련 정보를 덜 제시하거나 관련성이 적어 보이며, 긴장 수준이 높아 보일 수 있다는 차이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거짓말 포착자의 수행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간의 거짓말 포착의 정확도 수준은 45%에서 60% 사이라고 한다. 우연으로 거짓말을 포착하라는 수준이 50%인 것을 감안하면, 이는 인상적인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 소위 거짓말 탐지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 경찰관, 판사 그리고 세관원 등은 스스로도 자신들이 일반인보다는 거짓말 탐지를 더 잘한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거의 없으며 심지어 일반인에게서 보이는 정확도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듯 사람의 거짓말 탐지 능력이 뛰어나지 않다는 것은 속임수 행동의 특성에 대한 그릇된 믿음에 기인한다는 주장이 있다. 예를 들어, 거짓말하는 사람들은 눈을 잘 마주치지 못한다거나 거짓말을 주저한다거나 말의 속도가 느리다거나 과도한 자기 손발놀림 현상을 보인다고 믿는 것이다. 이런 행동은 신경과민으로 일어나는데,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반드시 진실을 말하는 사람보다 높은 신경과민 상태에 있는 것은 아니다. 나아가 이러한 단서들이 거짓말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데 있어 실제적으로 상관관계가 가장 높은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거짓말 포착자의 수행도가 낮은 것이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기보다 속임수에 대한 단서가 큰 연관이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언어적 내용으로 거짓말 탐지하기
말하는 내용만을 토대로 거짓말을 가려낼 수 있을까? 독일과 스웨덴에서 개발된 진술 타당도 분석은 언어 내용을 기반으로 진실성을 평가하는 데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기법이다. 이 기법은 Undeutsch가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 이 가설에 따르면 사실에 기반한 진술과 꾸며낸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진술은 질적으로 내용이 다를 것이라고 본다. 비슷한 관점의 다른 기법으로는 이스라엘에서 개발된 과학적 내용분석 기법이 있다. 이 기법에서는 서면 진술을 이용하는데, 피검사자가 직접 손으로 쓴 진술을 선호한다. 하지만 아직 뒷받침하는 과학적 증거가 미약하다.
속임수의 정신생리적 탐지
속임수에 대한 단서를 정신생리적 반응 유형의 차이에서 찾기도 하는데, 이는 통상적으로 다중기록장치인 폴리그래프로 측정한다. 예를 들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의 타액 분비량, 혈액 용량의 변화 등을 측정하는 것이다. 현대의 폴리그래프는 최소 3개의 생리적 계통을 측정한다. 손의 땀 분비량을 측정하는 전기 피부 반응, 최고혈압과 최저혈압 같은 심장혈관계 활동, 그리고 호흡 패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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